경영직장통

직장생활 알아보기-어렵게 배워야 오래간다.

경영직장통 2023. 5.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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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배워야 오래간다.

 

3. 어렵게 배워야 더 오래 기억한다.

 

 

[착각]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은 급격히 쇠퇴한다?

 

팀장님, 코칭 스킬을 기르는 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제가 도맡아 하는 게 마음이 편한데 가르치고 피드백하고 이런 과정이 소모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구요. 김 대리는 그나마 좀 따라오는 것 같은데 박 대리는 아시다시피 태도 면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고. 이런 친구를 데리고 계속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게 맞는 건지 제가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내 생각엔 신 차장이 박 대리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있는 것 같아. 사람은 기대한 대로 성장하는 법이거든. 마음을 열고 일부러 칭찬도 하고 그러면 어떨까 싶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잖아. 긍정적 기대를 품고 조금 더 신경 써서 노력해 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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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긍정적 영향력은 결정적 시기에 결정적 대상을 만나야 한다!

 

순응하는 사람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불만 분자로 찍히는 시대에 긍정적이라는 단어야말로 부정적이지 않은가? - Barbara Ehrenreich -

 

도와줘, 심리학

 

 

타고난 기억력보다 생각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 갈수록 자신 없는 분야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기억력이다. 젊었을 때는 기억력이 좋았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드니 건망증도 심해지고 메모를 해 두지 않으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간혹 이런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 총명했던 기억력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억력은 인간의 능력 중에서 한두 해 만에 급격히 변하지 않는 비교적 안정적인 인지능력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급격히 나빠진다고 느낀다면 젊었을 때 탁월했는데 나빠졌을 가능성보다 젊었을 때도 그다지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적으로 아닌데, 나는 분명히 기억력이 빠르게 퇴화하고 있는데라고 느낀다면 기억력에 관한 몇 가지 원리를 익히면 좋아질 수 있다. 원리를 학습하기 위해 우선 간단한 암기 실험으로 시작해 보자.

 

아래 열 개의 단어를 천천히 한 번씩만 읽고 최대한 많은 내용을 기억하자. 빈 칸이 있는 단어는 원래 단어가 뭐였을지 생각해 보면서 빈칸이 채워진 온전한 단어로 기억해 내면 된다.

 

 

사실 이 실험은 단순한 기억력 테스트는 아니다. 우리는 빈칸이 있어 음절이 빠진 단어를 더 잘 기억하는데, 이것이 바로 기억에 있어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를 보여주는 예다. 생성 효과란 빈 부분을 채우는 노력이 기억을 강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내용을 기억한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지능이 다는 아니다. 빈칸을 채우게 하는 단순한 조작으로 기억은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실험에서 빈칸이 없는 단어들을 더 잘 기억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빈칸이 없는 단어들을 조합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면 된다. “나는 지난 주말, 광화문에 가서 세종대왕 동상을 보고 교보문고에서 회계원리와 조직문화, 비즈니스 관련 서적을 찾아보았다.” 이렇게 단어를 연결해 자신과 관련한 어떤 스토리를 만들면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이것을 자기참조효과(self-reference effect)라고 한다. 그러므로 기억을 단순히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보다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생각하는 능력을 높이는 몇 가지 생각 습관만 익혀도 기억력을 쉽게 향상시킬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은 퇴화한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천재라고 착각하는 순간들을 경험한다. 특히 아이가 비상한 기억력을 발휘할 때 깜짝 놀란다. 아이가 작년 생일에 있었던 일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거나 같은 반 아이들의 이름을 출석번호 순서대로 줄줄이 말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정작 이런 천재 아이를 낳은 부모인 나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도 애초에 무엇을 꺼내려고 했는지 기억조차 못하는데 우리 아이의 기억력은 정말 비상하다. 만일 당신이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퇴화한다고 느낀다면 과학적으로는 기억력 자체의 퇴화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크다.

첫째, 간섭 효과 때문이다. 기억 저장을 여러 색깔과 모양의 젤리가 든 통에 비유한다면 아이의 젤리 통 속의 젤리는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모양도 다양하지 않다. 그래서 작년 생일에 있었던 사건을 젤리 통에서 꺼낼 때 방해하는 젤리들이 거의 없으므로 쉽게 꺼낼 수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 주머니 속의 여러 젤리들이 많아지고 복잡해진다. 작년 생일을 꺼내야 하는데 재작년 생일, 부모님 생일, 동료 생일 등등이 방해한다. 그래서 쉽게 꺼낼 수가 없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머리에 든 게 없을 때는 쉽게 꺼낼 수 있지만, 머릿속에 내용이 많을수록 한 번에 딱 맞춰 꺼내는 것이 쉽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단순히 저장했다가 꺼내는 단기기억 체계보다는 기억의 다른 체계들을 훨씬 더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면서 최적 경로를 생각하거나 작업장에서 기계를 작동하거나 과거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상기하는 장면에서도 우리는 기억 체계를 활용하지만, 단기기억 체계를 작동시키지는 않는다. 우리의 기억 체계는 단기기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암묵 기억, 의미 기억, 절차 기억 등 기억의 다른 체계들이 있어서 필요에 따라 해당 기억 체계를 활용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기억의 어떤 체계는 덜 작동시키는 경향이 있고 또 어떤 체계는 더 활발하게 작동시키기도 한다. 대개 사람들은 마흔을 넘어서면서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에는 둔감해지고 내부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더 중요시하게 된다. 조직에 내부 DB(Database)가 쌓일수록 외부 DB를 활용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신의 경험치로부터 나온 정보에 집중하기 때문에 외부 정보에 민감한 단기기억 체계는 덜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 나이가 들어 기억이 흐릿해진다고 느낀다면 기억력 자체의 퇴화라기보다는 다른 기억 체계를 쓰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인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의 가장 고전적인 연구는 18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억 연구의 선구자인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는 우리가 듣거나 읽은 것의 70%는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나머지 30%는 서서히 잊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리학자들은 단기기억의 빠른 망각을 늦추기 위한 최상의 방법 또한 찾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인출이다. 기억을 단순한 저장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단언컨대 기억에서 저장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출, 즉 저장된 것을 꺼내는 것이다. 인출은 시험을 보는 것,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 자신이 이해한대로 기록하는 것 등의 다양한 형태로 기억 속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 보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완전히 새로운 정보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인출하지 않고 적당히 새로운 정보는 이미 알고 있는 무언가와 비슷하기 때문에 인출할 필요를 못 느낀다. 다시 말해 나이가 들수록 인출의 빈도가 줄어든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총기를 잃지 않은 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인출 빈도, 즉 말이 많다는 것이다. 은퇴 후에 급격히 기억의 퇴화를 경험한다면 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1930년생인 워런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의 매일 밤 잠들기 전 습관은 독서다. 그런데 버핏의 독서 습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날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독서를 마무리한다. 인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의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학습을 위해서 망각이 필요하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쓰다가 아이폰으로 바꿀 때는 기존 체계에 대한 망각이 있어야 더 빨리, 더 쉽게 배울 수 있다. 단순한 조작법이 아니라 복잡한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정보를 잊어야 한다. 조직을 옮기거나 새로운 위치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전 조직의 지식과 경험에만 기대서는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일에 몰입하면서 일하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동안에도 이전 지식의 대부분이 장기기억에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용의 빈도는 현격히 떨어지지만 쉽게 잊히지는 않는다. 여러 번 이사를 다녔다면 20년 전에 살던 곳의 주소를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사지선다형 시험에서 그 주소가 나온다면 쉽게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이 뇌 속 어딘가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습을 위해 망각이 필요하지만 망각은 우리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런데, 다행히 새로운 학습을 보다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심리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기존 지식을 망각하고 새로운 학습에 집중하는 방법을 찾아냈는데 그 비결은 바로 지식과 기술을 어렵게 익히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구공을 치는 것은 스포츠에서도 가장 어려운 기술 중 하나다. 공이 홈 플레이트에 도착하는 시간은 단 0.5, 타자는 투구의 유형과 공의 움직임, 공이 배트에 도달하는 시간 등을 짧은 시간 내에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타자는 타석에서 공을 치기 위해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아래 두 가지 연습 방법 중에 당신이 선택한 더 효과적인 훈련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같은 유형의 공을 15번씩 순서대로: 빠른 공 15, 커브 15, 체인지업 15

45번의 공을 빠른 공, 커브, 체인지업이 무작위로

현실에서 테스트한 결과, 2번에 해당되는 타자들은 1번에 속한 타자들보다 학습이 더 힘들고 어렵다고 느꼈다. 그런데 6주가 지난 후에는 2번 그룹에 속한 타자들이 현저히 나은 타격을 보였다. 1번은 단기기억에 의존해야 경기력이 높아지는 구조지만 2번은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야 더 잘 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어렵게 익힌 2번의 방식이 실전에선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구글링이나 유튜브로 쉽게 검색하고 쉽게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이렇게 찾은 지식과 정보를 남들에게 전달하고 보여주는 것은 쉽지만, 스스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검색으로 쉽게 찾은 정보는 실제로는 모르지만, 아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가짜 유능감을 높일 가능성이 무척 높다.

 

우리 뇌는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다.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에 민감하도록 두뇌 체계를 작동시키지도 않고 이전 지식과 경험을 망각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우리 뇌의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 외부 정보에 대한 호기심, 새로운 시도, 그리고 어렵게 익히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뇌는 아주 단순한 원리 따르는데, 쓰지 않으면 없어지고 쓰면 평생에 걸쳐 변화할 수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를 수직선만 있는 원통형 방에 넣어 키우면 고양이 특유의 날렵함이 사라진다. 가로막대를 뛰어넘지도 못하고 밑으로 기어 숨지도 못한다. 수평선을 보는 신경세포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위축된 것이다. 이처럼 뇌는 쓰지 않은 세포는 죽이고 쓰는 세포는 활성화시키며 연습을 많이 할수록 신경회로 경로의 강도와 속도를 높인다.

 

 

 

 

 

깜빡 잊는 일이 자주 생긴다면 외부 정보에 대해 호기심을 높이면 된다. 안부를 묻고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고 답변에 집중하면 단기기억 체계가 가동된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다면 인출 빈도를 높이면 된다. 일 처리할 때도 알고 있을 거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설명의 기회를 늘리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오히려 이 고비만 넘기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어렵게 익히는 것이 쉽게 익히는 것보다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착각]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은 급격히 쇠퇴한다?

 

팀장님, 코칭 스킬을 기르는 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제가 도맡아 하는 게 마음이 편한데 가르치고 피드백하고 이런 과정이 소모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구요. 김 대리는 그나마 좀 따라오는 것 같은데 박 대리는 아시다시피 태도 면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고. 이런 친구를 데리고 계속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게 맞는 건지 제가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내 생각엔 신 차장이 박 대리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있는 것 같아. 사람은 기대한 대로 성장하는 법이거든. 마음을 열고 일부러 칭찬도 하고 그러면 어떨까 싶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잖아. 긍정적 기대를 품고 조금 더 신경 써서 노력해 주면 좋겠어.”

 

[진실]

긍정적 영향력은 결정적 시기에 결정적 대상을 만나야 한다!

 

순응하는 사람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불만 분자로 찍히는 시대에 긍정적이라는 단어야말로 부정적이지 않은가? - Barbara Ehrenreich -

 

도와줘, 심리학

 

 

타고난 기억력보다 생각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 갈수록 자신 없는 분야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기억력이다. 젊었을 때는 기억력이 좋았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드니 건망증도 심해지고 메모를 해 두지 않으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간혹 이런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 총명했던 기억력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억력은 인간의 능력 중에서 한두 해 만에 급격히 변하지 않는 비교적 안정적인 인지능력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급격히 나빠진다고 느낀다면 젊었을 때 탁월했는데 나빠졌을 가능성보다 젊었을 때도 그다지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적으로 아닌데, 나는 분명히 기억력이 빠르게 퇴화하고 있는데라고 느낀다면 기억력에 관한 몇 가지 원리를 익히면 좋아질 수 있다. 원리를 학습하기 위해 우선 간단한 암기 실험으로 시작해 보자.

 

아래 열 개의 단어를 천천히 한 번씩만 읽고 최대한 많은 내용을 기억하자. 빈 칸이 있는 단어는 원래 단어가 뭐였을지 생각해 보면서 빈칸이 채워진 온전한 단어로 기억해 내면 된다.

 

 

사실 이 실험은 단순한 기억력 테스트는 아니다. 우리는 빈칸이 있어 음절이 빠진 단어를 더 잘 기억하는데, 이것이 바로 기억에 있어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를 보여주는 예다. 생성 효과란 빈 부분을 채우는 노력이 기억을 강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내용을 기억한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지능이 다는 아니다. 빈칸을 채우게 하는 단순한 조작으로 기억은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실험에서 빈칸이 없는 단어들을 더 잘 기억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빈칸이 없는 단어들을 조합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면 된다. “나는 지난 주말, 광화문에 가서 세종대왕 동상을 보고 교보문고에서 회계원리와 조직문화, 비즈니스 관련 서적을 찾아보았다.” 이렇게 단어를 연결해 자신과 관련한 어떤 스토리를 만들면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이것을 자기참조효과(self-reference effect)라고 한다. 그러므로 기억을 단순히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보다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생각하는 능력을 높이는 몇 가지 생각 습관만 익혀도 기억력을 쉽게 향상시킬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은 퇴화한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천재라고 착각하는 순간들을 경험한다. 특히 아이가 비상한 기억력을 발휘할 때 깜짝 놀란다. 아이가 작년 생일에 있었던 일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거나 같은 반 아이들의 이름을 출석번호 순서대로 줄줄이 말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정작 이런 천재 아이를 낳은 부모인 나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도 애초에 무엇을 꺼내려고 했는지 기억조차 못하는데 우리 아이의 기억력은 정말 비상하다. 만일 당신이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퇴화한다고 느낀다면 과학적으로는 기억력 자체의 퇴화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크다.

첫째, 간섭 효과 때문이다. 기억 저장을 여러 색깔과 모양의 젤리가 든 통에 비유한다면 아이의 젤리 통 속의 젤리는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모양도 다양하지 않다. 그래서 작년 생일에 있었던 사건을 젤리 통에서 꺼낼 때 방해하는 젤리들이 거의 없으므로 쉽게 꺼낼 수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 주머니 속의 여러 젤리들이 많아지고 복잡해진다. 작년 생일을 꺼내야 하는데 재작년 생일, 부모님 생일, 동료 생일 등등이 방해한다. 그래서 쉽게 꺼낼 수가 없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머리에 든 게 없을 때는 쉽게 꺼낼 수 있지만, 머릿속에 내용이 많을수록 한 번에 딱 맞춰 꺼내는 것이 쉽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단순히 저장했다가 꺼내는 단기기억 체계보다는 기억의 다른 체계들을 훨씬 더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면서 최적 경로를 생각하거나 작업장에서 기계를 작동하거나 과거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상기하는 장면에서도 우리는 기억 체계를 활용하지만, 단기기억 체계를 작동시키지는 않는다. 우리의 기억 체계는 단기기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암묵 기억, 의미 기억, 절차 기억 등 기억의 다른 체계들이 있어서 필요에 따라 해당 기억 체계를 활용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기억의 어떤 체계는 덜 작동시키는 경향이 있고 또 어떤 체계는 더 활발하게 작동시키기도 한다. 대개 사람들은 마흔을 넘어서면서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에는 둔감해지고 내부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더 중요시하게 된다. 조직에 내부 DB(Database)가 쌓일수록 외부 DB를 활용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신의 경험치로부터 나온 정보에 집중하기 때문에 외부 정보에 민감한 단기기억 체계는 덜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 나이가 들어 기억이 흐릿해진다고 느낀다면 기억력 자체의 퇴화라기보다는 다른 기억 체계를 쓰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인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의 가장 고전적인 연구는 18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억 연구의 선구자인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는 우리가 듣거나 읽은 것의 70%는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나머지 30%는 서서히 잊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리학자들은 단기기억의 빠른 망각을 늦추기 위한 최상의 방법 또한 찾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인출이다. 기억을 단순한 저장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단언컨대 기억에서 저장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출, 즉 저장된 것을 꺼내는 것이다. 인출은 시험을 보는 것,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 자신이 이해한대로 기록하는 것 등의 다양한 형태로 기억 속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 보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완전히 새로운 정보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인출하지 않고 적당히 새로운 정보는 이미 알고 있는 무언가와 비슷하기 때문에 인출할 필요를 못 느낀다. 다시 말해 나이가 들수록 인출의 빈도가 줄어든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총기를 잃지 않은 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인출 빈도, 즉 말이 많다는 것이다. 은퇴 후에 급격히 기억의 퇴화를 경험한다면 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1930년생인 워런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의 매일 밤 잠들기 전 습관은 독서다. 그런데 버핏의 독서 습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날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독서를 마무리한다. 인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의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학습을 위해서 망각이 필요하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쓰다가 아이폰으로 바꿀 때는 기존 체계에 대한 망각이 있어야 더 빨리, 더 쉽게 배울 수 있다. 단순한 조작법이 아니라 복잡한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정보를 잊어야 한다. 조직을 옮기거나 새로운 위치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전 조직의 지식과 경험에만 기대서는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일에 몰입하면서 일하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동안에도 이전 지식의 대부분이 장기기억에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용의 빈도는 현격히 떨어지지만 쉽게 잊히지는 않는다. 여러 번 이사를 다녔다면 20년 전에 살던 곳의 주소를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사지선다형 시험에서 그 주소가 나온다면 쉽게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이 뇌 속 어딘가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습을 위해 망각이 필요하지만 망각은 우리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런데, 다행히 새로운 학습을 보다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심리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기존 지식을 망각하고 새로운 학습에 집중하는 방법을 찾아냈는데 그 비결은 바로 지식과 기술을 어렵게 익히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구공을 치는 것은 스포츠에서도 가장 어려운 기술 중 하나다. 공이 홈 플레이트에 도착하는 시간은 단 0.5, 타자는 투구의 유형과 공의 움직임, 공이 배트에 도달하는 시간 등을 짧은 시간 내에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타자는 타석에서 공을 치기 위해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아래 두 가지 연습 방법 중에 당신이 선택한 더 효과적인 훈련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같은 유형의 공을 15번씩 순서대로: 빠른 공 15, 커브 15, 체인지업 15

45번의 공을 빠른 공, 커브, 체인지업이 무작위로

현실에서 테스트한 결과, 2번에 해당되는 타자들은 1번에 속한 타자들보다 학습이 더 힘들고 어렵다고 느꼈다. 그런데 6주가 지난 후에는 2번 그룹에 속한 타자들이 현저히 나은 타격을 보였다. 1번은 단기기억에 의존해야 경기력이 높아지는 구조지만 2번은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야 더 잘 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어렵게 익힌 2번의 방식이 실전에선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구글링이나 유튜브로 쉽게 검색하고 쉽게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이렇게 찾은 지식과 정보를 남들에게 전달하고 보여주는 것은 쉽지만, 스스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검색으로 쉽게 찾은 정보는 실제로는 모르지만, 아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가짜 유능감을 높일 가능성이 무척 높다.

 

우리 뇌는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다.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에 민감하도록 두뇌 체계를 작동시키지도 않고 이전 지식과 경험을 망각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우리 뇌의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 외부 정보에 대한 호기심, 새로운 시도, 그리고 어렵게 익히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뇌는 아주 단순한 원리 따르는데, 쓰지 않으면 없어지고 쓰면 평생에 걸쳐 변화할 수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를 수직선만 있는 원통형 방에 넣어 키우면 고양이 특유의 날렵함이 사라진다. 가로막대를 뛰어넘지도 못하고 밑으로 기어 숨지도 못한다. 수평선을 보는 신경세포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위축된 것이다. 이처럼 뇌는 쓰지 않은 세포는 죽이고 쓰는 세포는 활성화시키며 연습을 많이 할수록 신경회로 경로의 강도와 속도를 높인다.

 

 

출처: 웹에서 찾았으나 사용허락을 득하지 못했습니다.

 

 

 

 

깜빡 잊는 일이 자주 생긴다면 외부 정보에 대해 호기심을 높이면 된다. 안부를 묻고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고 답변에 집중하면 단기기억 체계가 가동된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다면 인출 빈도를 높이면 된다. 일 처리할 때도 알고 있을 거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설명의 기회를 늘리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오히려 이 고비만 넘기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어렵게 익히는 것이 쉽게 익히는 것보다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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